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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투자 전략 (밸류 에버리징, 코스트 에버리징)

by 투자서포터 2026. 3. 4.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시장이 떨어질 때마다 고민이 깊어집니다. 더 사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저도 2022년 초반 주식 시장이 20% 가까이 떨어졌을 때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때 처음 접한 개념이 바로 밸류 에버리징(Value Averaging)이었습니다. 매달 포트폴리오 가치를 일정하게 증가시키는 이 전략은 처음엔 너무나 합리적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직접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제 투자 성향을 깊이 들여다본 후, 결국 다른 선택을 내렸습니다.

밸류 에버리징이란 무엇인가

밸류 에버리징은 시카고 대학교 기부금 운용을 담당했던 마이클 에들이 고안한 투자 전략입니다. 이 방법의 핵심은 매달 포트폴리오가 일정 금액만큼 증가하도록 투자금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달 100만 원씩 포트폴리오 가치가 늘어나도록 목표를 세웠다면, 주가가 하락해서 포트폴리오 가치가 50만 원 줄었을 경우 150만 원을 추가 매수합니다. 반대로 주가가 상승해서 목표치를 이미 달성했다면 그달엔 매수를 줄이거나 아예 일부를 매도하기도 합니다.

이 전략은 DCA(Dollar Cost Averaging, 정액 분할 매수)와 리밸런싱(Rebalancing)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입니다. 여기서 DCA란 매달 정해진 금액을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말하며, 리밸런싱은 오른 자산을 팔고 떨어진 자산을 사서 포트폴리오 비율을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밸류 에버리징은 이 두 가지를 자동으로 실행하도록 설계된 셈입니다.

저도 처음 이 개념을 접했을 땐 완벽한 전략처럼 느껴졌습니다. 주가가 떨어질 때 더 많이 사고, 오를 땐 적게 사거나 일부 매도까지 하니 평단가를 낮추면서도 수익을 확정하는 구조였으니까요. 실제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주식 시장이 800% 이상 상승한 기간 동안, 2020년 팬데믹 폭락장을 겪은 투자자들은 밸류 에버리징 전략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는 사례도 많았습니다(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하지만 제가 직접 엑셀로 과거 10년 데이터를 넣어 백테스트를 해보니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처럼 주가가 완만하게 꾸준히 오르는 구간에서는 보유 주식을 계속 팔아야 했습니다. 한 은퇴한 물리학자는 이 기간 동안 자산의 88%를 12% 가격에 매도해야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상승장에서 자산을 매도한다는 건 결국 기회비용을 포기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제가 코스트 에버리징을 선택한 이유

저는 결국 밸류 에버리징 대신 코스트 에버리징을 선택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함 때문이었습니다. 매달 변동하는 투자금을 계산하고 관리하는 건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저는 투자를 최대한 단순하게 유지하고 싶었고, 매달 정해진 금액을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게 제 성향에 맞았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변동성 문제였습니다. 제 투자금이 어느 정도 커지면서 하루에도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평가액이 오르내리는 걸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달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만약 어느 달 주가가 크게 폭락해서 밸류 에버리징 공식대로라면 제 월급의 몇 배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솔직히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장 당시, 밸류 에버리징을 실천하던 한 투자자는 계획대로 하락장에 큰 돈을 쏟아부어야 했지만 심리적으로 엄청나게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하락하고 있었고, 저는 계획에 충실하기 위해 계속 매수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라는 그의 말이 제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코스트 에버리징의 장점은 예측 가능성입니다. 매달 정해진 금액만 준비하면 되니 현금 흐름 관리가 쉽습니다. 물론 밸류 에버리징에 비하면 비쌀 때 조금 더 사고 쌀 때 덜 사는 단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상승장에서 자산을 매도하는 리스크를 피할 수 있고,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편안합니다.

투자 전략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지입니다. 밸류 에버리징은 분명 장점이 많지만, 다음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 매달 변동하는 투자금을 정확히 계산하고 관리할 수 있는가
  • 상승장에서 보유 주식을 매도할 심리적 준비가 되어 있는가
  • 하락장에서 월급의 몇 배를 투입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있는가

저는 세 가지 모두 자신이 없었습니다. 특히 세 번째 조건은 제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제 월 투자 가능 금액이 200만 원인데, 어느 달 갑자기 500만 원을 투입해야 한다면 그건 전략이 아니라 도박에 가까웠으니까요.

결국 투자 전략은 백테스트 수익률보다 '실행 가능성'이 더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도 내가 꾸준히 지킬 수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코스트 에버리징이라는 단순한 원칙을 선택했고, 지금까지 3년째 한 달도 빠짐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꾸준함이 복리의 힘으로 천천히 쌓여가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시장에 계속 머무르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밸류 에버리징이든 코스트 에버리징이든,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투자자만이 결국 살아남습니다. 저는 제 성향에 맞는 단순한 길을 택했고, 그 선택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본인의 투자 성향과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고, 10년 후에도 지킬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mMta71UQ0Q